거실에서 갑자기 울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가 보면 한 아이는 장난감을 움켜쥐고 있고, 다른 아이는 빼앗겼다며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가졌는지 묻고, 나눠 쓰라고 타이르고, 그래도 안 되면 장난감을 치워 버리는 장면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이럴 때 어른이 매번 판사가 되는 구조가 계속되면 아이들은 서로 조율하는 법보다 어른에게 이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나눠 쓰기는 아이가 아직 못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두세 살 아이에게 "동생에게 양보해야지"라고 하는 것은 기대가 너무 높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내 것과 네 것의 경계를 이제 막 배우는 중이라,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이 곧 내 것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장난감을 빼앗기면 큰 상실처럼 느껴집니다. 억지로 나누게 하면 오히려 그 장난감에 더 집착하게 되기도 합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나눔을 가르치기보다 갈등이 덜 생기는 환경을 만드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그렇다고 먼저 쥔 아이가 계속 독점하게 두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은 ○○가 쓰고 있어, 다 쓰면 네 차례야"처럼 지금 상황을 말로 정리해 주고, 기다리는 아이의 속상함도 함께 인정해 주세요. 기다리는 동안 다른 놀이를 제안하면 대기 시간이 덜 괴롭습니다.
같은 장난감을 여러 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툼이 가장 잦은 장난감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인기 있는 몇 가지만 비슷한 것으로 두 개 마련하거나, 비슷한 놀이를 할 수 있는 대체품을 두면 갈등이 눈에 띄게 줄기도 합니다. 모든 장난감을 둘로 늘릴 필요는 없고, 싸움이 반복되는 한두 가지에 집중하세요. 또 아이들이 함께 쓰는 장난감과 각자의 것으로 분류해 두면 기준이 생깁니다. 내 것으로 정한 물건은 허락 없이 가져가지 않는다는 약속은 아이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나이 차이가 큰 형제라면 규칙도 다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큰아이에게는 동생이 건드리지 못하는 자기만의 공간이나 높은 선반을 마련해 주고, 동생에게는 큰아이 물건을 허락 없이 만지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큰아이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면 억울함이 쌓이니 양쪽 모두에게 공정하다고 느끼게 해 주세요.
순서와 시간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주세요
나이가 좀 더 큰 아이들은 순서를 정하는 규칙을 이해합니다. 모래시계나 타이머를 이용해 "이 시간이 끝나면 바꾸기"로 정하면 어른이 판정하지 않아도 기준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어른이 타이머를 맞춰 주고, 익숙해지면 아이들이 직접 정하게 해 보세요. 시간이 끝났을 때 순순히 넘기면 칭찬해 주는 것이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툼에 끼어들 시점을 정해 두세요
모든 다툼을 어른이 해결하려 하면 아이들은 해결할 기회를 잃습니다. 소리만 지르는 정도라면 잠시 지켜보고, 때리거나 밀거나 다칠 위험이 있을 때는 바로 끼어들어 몸을 떼어 놓으세요. 끼어든 뒤에는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기보다 두 아이 모두에게 "둘 다 속상했구나" 하고 감정을 읽어 주고, 해결 방법을 아이들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아이들이 스스로 타협하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납니다.
다툼 뒤의 화해도 억지로 시키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미안해라고 말해"라고 시키면 마음에 없는 말을 하게 되고, 그 말이 형식이 되어 버립니다. 대신 빼앗긴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빼앗은 아이에게는 그 아이가 왜 속상한지 알려 주는 정도로 마무리해도 충분합니다. 시간이 지나 두 아이가 다시 같이 놀기 시작하면 그때 함께 노는 모습을 칭찬해 주세요.
오늘 해 볼 한 가지
가장 자주 다투는 장난감 하나를 떠올려 보고, 그 장난감을 쓰는 순서나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한 문장으로 정해 보세요. 규칙이 어른의 명령이 아니라 아이들이 참여해서 만든 약속일 때 지켜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툼이 줄지 않더라도 한 번의 연습이 쌓이면 아이들이 서로 협상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집니다.